Meeting room
‘Meeting Room’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연결’이라는 감각과 그 경계의 의미를 탐구한 작업이다.
10여 년간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독립 생활의 자유로움과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고립감을 동시에 마주했던 시기,
때로는 활발히 연결되고 때로는 의도치 않게 고립되었던 지난날의 회상에서 이 작업은 시작되었다.
집이나 방과 같은 실내 공간은 나만의 사적인 영역인 동시에 외부와 물리적으로 차단된 구조를 갖는다.
그곳은 폐쇄적이기도 하지만, 언제든 누군가를 초대하고 맞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고립된 공간 안에서 타인의 창작물을 감상하거나 책을 읽는 행위, 혹은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사소한 행위들은 그 대상을 더욱 깊게 수용하게 만든다.
오히려 직접 대면하지 않기에 타인과의 심리적 경계는 더욱 느슨하게 허물어지기도 한다.
홀로 머무는 방은 물리적으로 단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이 주체가 되어 대상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한 장소다.
나는 이 고립 속에서도 심리적·사회적 연결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다.
함께 있어도 단절을 느끼고, 홀로 있어도 연결될 수 있는 이 상태는 현대인이 공유하는 보편적인 감각과 닮아 있다.
지난 개인전의 ‘밀실’ 시리즈에서 확장된 이 이야기는 홀로 존재하지만 타인의 흔적으로 가득 찬 방에 관한 기록이다.
밀실은 단절의 공간이 아닌, 타인과 연결되기 위한 가장 능동적인 준비의 장소다.
그 안에서 타인이 남긴 흔적을 깊게 수용할수록 나의 공간은 역설적으로 타인의 존재로 가득 차오른다.
비어있으나 동시에 충만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완벽히 가까워질 수도, 그렇다고 완벽히 멀어질 수도 없다.
하지만 바로 그 모호한 경계 위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진실한 연결이 일어난다.
-작가노트 중-